이동통신3사가 팬택으로부터 받아야할 판매장려금을 출자전환해 달라는 팬택 채권단의 요청에 답을 하지 않았다.

채권단은 14일까지 기한을 연장하며 끝까지 어떻게 해서든 이통3사의 출자전환을 이끌어보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벤처신화’의 주인공이었던 팬택이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함께 대기업 속에서 중소·벤처기업이 얼마나 살아남기 힘든가라는 슬픔도 밀려온다.

기자는 팬택의 ‘팬’은 아니지만 팬택의 단말기를 네 번째 쓰고 있다. 반면 아직까지 단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브랜드도 있다.

기업에 대한 호불호가 있기도 하겠지만 팬택의 제품이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장점과 톡톡 튀는 디자인도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팬택 계열의 PG-K6500이 시작이었다. 이후 팬택의 단말기를 이용했고 현재도 ‘베가 시크릿업’을 사용하고 있다.

대형 제조업체와 비교했을 때도 팬택의 단말기가 성능이나 디자인 면에서 뒤쳐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을 만큼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충성도 높은 고객들도 다수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팬택은 벼랑 끝으로 내몰린 상태다. 대형 제조업체가 펼치는 신제품 경쟁에 보조금 경쟁까지 이어지며 자금력이 풍족하지 못한 팬택으로서는 이 같은 강력한 공격에 맞서는 것이 불가능하다.

법정관리에 최악의 경우 공중분해 얘기까지 나온다. 인수기업이 있어서 팬택을 인수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면 좋겠지만 쉽지 않은 형국이다. 외국계 기업에서 인수할 것이란 소문도 돈다.

이를 놓고 찬반이 엇갈리기도 한다. 우수한 인력들을 확보한 팬택이 사라지는 것보다 국내외 시장에서 대형 제조업체를 견제할 수 있는 탄탄한 기업을 만드는 것이 소비자에게 유리하다는 주장과 그동안 쌓아놓은 기술력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반론이 팽팽하다.

기술력 해외유출을 주장하는 이들은 쌍용자동차를 선례로 든다. 인도의 마힌드라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했지만 제대로 된 새로운 모델을 출시한 적 있느냐며 쌍용차가 확보한 기술력을 모두 흡수한 후에는 언제든지 떠날지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술력 유출에 걱정하는 이들도 팬택이 도산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국내 기업이 팬택을 인수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하는 소리다.

이미 국내 단말기 시장은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팬택으로 고정돼 있다. 팬택을 제외한다면 모두 글로벌 기업이다. 팬택이 사라져도 시장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겠지만 긴장감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 속에서 팬택을 떠난 이들도 팬택이 다시 부활해 다시 돌아올 것이란 기대감을 안고 있다. 수많은 벤처기업들도 벤처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팬택이 위기를 넘겼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팬택 단말기를 사랑하는 고객들도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단말기의 제조사가 망하지 않았으면 하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 5일밖에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이들이 팬택의 향후를 걱정하며 마음을 졸일 것으로 보인다.

기자 또한 팬택이 회생하기를 바란다. 이통3사가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이번 일을 생각해 봤으면 한다.

불굴의 의지로 세계 최로로 ‘엔들리스 메탈(Endless Metal)’ 단말기를 선보인 팬택이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신제품을 낼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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