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는 상인의 도시

마포전통시장 망원시장. 사진 / 마포땡큐뉴스 DB

[마포땡큐뉴스 / 이승재 기자] 조선시대 수도 한양의 최대 포구였던 마포나루는 팔도에서 귀한 소금과 쌀 등이 배에 실려 들어왔고 나루터 뒤편으로는 장이 서 강경 상인들이 물건을 내다 팔았다. 소금, 새우젓 등을 팔며 큰돈을 만졌던 상인들의 집터 또한 마포에 몰려 있었다.

수백 년 전 상인의 도시였던 마포에는 지금도 매일 장이 선다. 마포의 ‘핫플레이스’로 최근 주목받는 전통시장 얘기다.

이 지역 전통 시장들은 특유의 소박함과 인정(人情)을 지키면서도 청춘남녀까지 매혹할 만한 맛과 편리함을 갖춰 나가고 있다. 대학가와 음식점, 클럽, 옷가게 등이 몰린 홍대·합정 지역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한때 쇠락의 길을 걷다가 환골탈태해 부활한 마포의 주요 전통시장의 각기 다른 매력을 살펴보자.

10~20대 미각의 천국… 망원·월드컵시장

망원시장은 마포구 내 전통시장 중 최근 가장 주목받는 곳이다. 이 시장 상인회관계자는 “하루 평균 7000여명이 망원시장을 찾는다” 면서 “날씨 좋은 주말에는 걷기 어려울 정도” 라고 자랑했다.

상인회관계자는 “망원동은 값싼 다세대 주택이 흔해 청년 예술가들이 모여 살던 공간이었다” 면서 “2013년쯤부터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특색 있는 가게 등이 알려지고 망원시장이 자체적 변화를 시도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고 말했다.

망원시장은 10~20대 젊은층의 미각을 만족시키는 먹거리로 유명하다. 닭강정과 크로켓, 어묵, 족발, 김밥 등이 별미다.

상인회관계자는 “2013년 3월에는 시장 인근에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생기면서 시장의 존폐를 걱정하기도 했다” 면서 “그때부터 상인들이 똘똘 뭉쳐 살길을 찾은 덕에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고 말했다.

상인이 손님과 함께 시장을 돌며 장을 봐주고 산 물건을 집까지 배달해주는 ‘장보기 서비스’ 등 참신한 발상은 상인과 마포구가 절박하게 고민한 결과물이다.

인파에 치이는 게 싫다면 한 블록 옆 월드컵시장으로 발길을 옮겨봐도 괜찮다.

월드컵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망원시장이 소매 중심이라면 우리 시장은 도매 중심”이라면서 “홍대, 합정동 유명 맛집에 재료를 공급하는 가게들이 모여 있다” 고 설명했다.

월드컵시장 도매업자들은 망원동을 찾는 소매 고객이 늘자 이들을 겨냥한 먹거리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떡갈비’가 대표 메뉴 중 하나다. 돼지고기 앞다리 살과 뒷다리 살, 파와 양파, 갈비 양념 등을 섞어 만드는 떡갈비는 가격(2000원)에 비해 무척 두툼하다.

상인회 관계자는 “월드컵시장에서 음식을 사 걸어서 10분 거리인 월드컵공원이나 망원한강공원 등에서 데이트를 즐겨도 좋다” 면서 “상인회에서 운영하는 카페에서도 커피 1잔만 시키면 전통시장 음식을 함께 먹을 수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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