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최대 로펌 ‘토치니프레이레’ 아시아담당 김신재 변호사

김신재 변호사는 서울 덕수초등학교 4학년을 마치고 브라질로 이민갔으며, 지금 상파울루에서 중남미 최대의 로펌인 토치니프레이레에서 아시아태평양팀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김신재

지금 한창 2016리우하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브라질에는 약 5만여 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다. 대부분의 한국 교민들은 성실하게 노력하여 브라질의 주류 사회에 편입하기도 하고 자녀들을 잘 교육시켜 전문직으로 진출시키기도 한다.


브라질 전체 인구가 2억 명이 넘는 데다 국토가 넓고 자원도 풍부해 한국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그러나 브라질 경제가 최근 침체에 빠져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래도 이번 리우올림픽을 계기로 브라질 국민이나 현지 진출 기업들은 한마음으로 경제 회복을 조심스럽게 낙관하며 성공적인 대회로 진행되기를 원하고 있다.


기자는 브라질의 '토치니프레이레'(TozziniFreire)라는 대형 로펌에서 활동하는 김신재(여•49) 변호사와 이메일을 통해 인터뷰를 했다. 그녀는 서울 덕수초등학교 4학년까지 다니다가 브라질로 이민을 떠나 상파울루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브뤼셀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변호사가 되었다. 성공한 한인변호사로서 한국과 중국 등 주로 아시아 국가에서 진출한 기업들과 이주민들을 위해 각종 소송을 맡아온 브라질 관련 법률 권위자다. 현재 결혼하여 13세의 딸 하나와 같이 살고 있다. 김 변호사는 한글보다 익숙한 영문으로 답변서를 작성해 보내왔는데 이를 번역해 정리했다.

-토치니프레이레에 대해 자세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토치니프레이레 아드보가도(TozziniFreire Advogados)는 약 1200명의 전문변호사, 470명의 변호사후보생, 180명의 훈련생, 445명의 직원을 가진 라틴아메리카 최대의 법률회사 중 하나입니다. 1976년에 설립했는데, 당시 상파울루에 2개의 사무소, 리우데자네이루, 브라질리아, 포르투 알레그리, 캄피나스에 각기 하나씩 사무소를 내었고, 미국 뉴욕에도 대표부 사무소를 뒀지요. 대부분의 전문변호사들은 영어를 유창하게 할 뿐만 아니라,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한국어, 스페인어 등의 다른 언어 능력도 갖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실라스 토치니(Syllas Tozzini)와 호세 루이 드 살레스 프레이레(Jose Luis de Salles Freire), 이 두 분의 변호사가 브라질 법률시장에 괄목상대할 만한 유산을 만들겠다는 꿈을 안고 설립했습니다. 2016년 올해는 설립 40주년을 맞아 자축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저는 22년 전 이 회사에 입사했는데, 당시에도 브라질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빠르게 성장하는 로펌이었습니다. 그때 약 30명의 변호사가 있었죠. 그 무렵 저는 조그만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한인사회의 상공업과 가정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었고, 브뤼셀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마치고 막 돌아온 시점이었는데, 토치니프레이레로부터 입사를 요청 받았어요.

저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사람이 그 회사에 가서 면접을 꼭 봐야 한다고 권했는데, 저는 곧 토치니프레이레의 가치와 근무환경에 이끌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것은 현명한 결정이었습니다. 저는 아무 경험이 없는 젊은 변호사를 믿고 소송할 수 있도록 훈련의 기회를 제공했던 초창기 손님들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기회는 고객들과 윤리적 전문적인 관계와 명예의 가치를 이해하는데 필연적인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회사는 브라질 기업들과 벤처회사들의 버팀목으로서 외국기업들과 협력할 수 있도록 도우며 폭넓은 경험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기업화해, 기업상장, 민사 및 상업소송, 화이트칼라 범죄, 중재, 국내외 계약, 국제무역, 수입 및 수출, 기업금융, 프로젝트 금융, 은행업무, 자본 및 금융시장 화해, 채무조정 및 워크아웃, 인수합병, 독점금지, 세금과세, 증권법, 지적 재산, 기업 이미지 관리, 규정준수, 영화, 언론 및 연예, 스포츠법, 부동산, 환경법, 노동관계, 이민, 공법 및 행정법을 포괄하여 전문적인 여러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또한 보험, 금융기관, 통신, 기업농업, 석유 및 가스, 에너지, 바이오에너지/에탄올, 탄소시장, 물과 하수, 유료도로, 광산과 정보기술 분야까지 전문성을 가진 법률회사입니다."

-변호사님께서는 트치니프레이레에서 어떤 위치에서 무슨 역할을 하시는지? 그리고 같이 근무하는 한국인 동료 변호사들은 몇 분이 됩니까?

저는 25년 경력을 가진 변호사로서 특히 M&A가 전문분야며, 외국에 연고를 둔 다양한 기업들의 투자와 규제준수 문제를 포함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로펌의 관리와 특별한 업무분야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지난 8년간 저는 토치니프레이레의 운영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아시아태평양팀의 팀장으로서 한국과 중국을 토치니프레이레의 협력조사팀과 직접 연결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두 가지 업무 모두 시장에서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업무팀과 관련하여, 우리는 브라질에서 가장 활발하고 분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현재, 우리 로펌에는 한국인 변호사가 세 명 있습니다. 우리들 모두 현대자동차 라틴아메리카의 첫 번째 공장 설립을 비롯해 한국 기업들과 관련된 모든 프로젝트를 어시스트해 왔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수많은 한국기업들과 은행의 법률고문을 맡고 있습니다. "

=한국기업들이 브라질 현지에서 가장 많이 겪는 법률적인 문제는 무엇입니까?

"수많은 시장들이 새로 생겨나는 상황에서 세금과 노사관계를 잘 대처하는 것이 브라질에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브라질의 세금은 다른 나라에서 부과되는 세금의 종류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2014년 세계은행에 따르면, 브라질의 기업들은 납세의무를 이행하는데 드는 시간이 2600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한국기업들은 188시간이었습니다.


더욱이, 노사관계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브라질의 노동법은 노동자들을 매우 보호하는 성격의 전근대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일부 한국기업들은 도덕적 해이로 노동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하며 검찰의 수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 원인은 대부분 한국기업들이 브라질 문화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브라질 자회사를 한국식으로 운영하는데 있습니다.


이것 또한 한국에서 온 사람들과 브라질 노동자들 사이를 가로막는 언어장벽 때문에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저는 브라질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기업들에게 충고하고 싶습니다. 현지의 법률고문과 상의하여 그들의 요구(needs)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브라질 진출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하고자 하는 사업에 대한 법률적 규제환경을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

-상파울루 시가 세계적인 대도시로 알려져 있는데, 자세히 소개해 주시죠. 특히 한국의 수도 서울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상파울루는 주민 수나 경제활동 인구 모두 포함해 세계적인 메가시티로서 브라질의 금융 중심지요, 산업수도입니다. 물론 수도는 아닙니다. 주도인 상파울루 시 인구 1100만을 포함해 상파울루 주 광역권 인구가 2천만입니다. 주 GDP가 2015년 1조8900억 크루제이루에 달했습니다.

주도 상파울루 시의 GDP는 같은 기간에 5710억 크루제이루로 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였습니다. 상파울루 시는 라틴아메리카 최대의 도시로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상파울루 주는 소비재, 자본재, 공급원료의 메이저 공급처이며, 브라질과 해외의 모든 지역에 서비스합니다. 상파울루는 간단히 말해 대한민국의 서울과 같은 곳입니다. 상파울루 시에 사는 한인은 약 5만 명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FIFA2014월드컵 결승전이 열리기도 했고, 이번에 2016리우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시이기도 한 리우데자네이루가 우리에게 더 유명한 것 같습니다. 인구 600만 명의 도시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국제적인 행사를 자주 유치하는데 상파울루가 양보하는 이유가 따로 있습니까?


"리우데자네이루는 브라질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관광지입니다. 하지만 상파울루는 남미지역에서 무역전시장의 메카입니다.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비즈니스 행사가 브라질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5%입니다. 외국인이든, 브라질인이든 사업상 방문하는 외지인들이 51%가 넘습니다.


또한 상파울루는 최대 규모의 문화행사가 열리는 곳으로 엄청난 인파를 끌어들이는 도시입니다. 비라다 꿀뚜라우(Virada Cultural) 같은 축제는 시청이 주최하는 연례 행사로 음악 콘서트, 미술전시회, 미술전시회, 그밖에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데 400만 명이 참여합니다. 또 게이 퍼레이드(300만 명), 파울리스타 대로의 송년 퍼레이드(200만 명) 축제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합니다. 남미의 유일한 자동차 경주행사인 브라질 포뮬러1 그랑프리, 세계농구대회, 상파울루 마라톤대회와 같은 메이저 스포츠 행사도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경제 상황은 지금 어떤가요? 국민들이 리우올림픽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할 것 같은데, 끝나고 나서 지금보다 경기가 많이 나아지리라고 전망하십니까?


"이번 올림픽은 브라질 경제를 위해, 세계적인 홍보를 위해 너무나 좋은 기회입니다. 저는 올림픽 정신이 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근, 피치 레이팅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무디스 등 3개의 메이저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브라질을 저평가하고 있습니다.

우리 브라질의 경제가 올해 -2.5~3.0%로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입니다. 반대로 저는 브라질의 인터넷 시장이 2억명 이상의 소비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매우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봅니다. 로펌의 일을 하면서 우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증가하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자산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매력적인 가격 때문이지요."

-브라질에서 한국상품의 질과 서비스, 가격은 경쟁국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고 있습니까?

"우리은행, KDB산업은행, 한국외환은행, 현대, 삼성, LG 등 그밖에 여러 분야에서 많은 한국기업들이 브라질 현지에 진출해 자리를 굳게 잡았습니다. 이들 기업이 브라질에서 사업하는 동안 각기 자사 브랜드의 홍보를 강화하고 좋은 평판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삼성과 LG는 오랫동안 브라질에서 뿌리를 내리며 전국의 여러 주에 공장을 세웠습니다. 이들 두 회사의 존재감과 인식은 단연 돋보입니다. 이동전화 제조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을 조사해서 발표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5년 브라질에서 삼성과 LG가 6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2015년 마인드 리서치 톱(2015 Top of Mind research)에서 삼성이 "최고 중의 최고"(Top of Top)부문에 이름을 올려 최대 승자가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그 뒤를 이은 기업들이 코카콜라, 오모, 나이키, 네슬레 순이었습니다.

삼성은 기술부문에서도 1등을 했고, 애플과 LG가 그 다음 순이었습니다. 현대도 브라질에서 높은 명성을 누리는 또 하나의 한국기업입니다. 특히 브라질 시장을 위해 디자인한 HB20을 출시한 후 해를 거듭할수록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2015년에 현대 HB20은 브라질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린 승용차였습니다."
 
-브라질 국민들에게 봉사활동으로 칭송을 받는 한국기업이 있다면.

"한국기업들은 브라질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활동을 늘려 왔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좋은 예가 되겠습니다. 현대차는 2012년 상파울루 주 피라시카바 시에 공장을 설립한 후 지역사회를 회사와 한국문화에 친밀하도록 주도적인 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습니다.

예컨대 2015년에 현대차는 구정과 추석을 맞아 지역주민들과 함께 축하행사를 했습니다. 또한 피라시카바 시에 소재한 현대차 공장에 고교생과 대학생들을 취업시키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올해 훈련을 통해 실력을 길러주기 위한 목적으로 지역의 축구클럽과 피라시카바 시청과 같이 설립한 "현대어린이축구클리닉" 4주년 기념축하행사를 했습니다.

공익활동뿐만 아니라, 자동차판매 순위를 봐도 현대자동차 브라질법인은 브라질에 설립된 다른 회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HB20이 더 오랫동안 1등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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