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 편집위원

근래 20대 국회에서 대정부질문이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적어도 19대와는 달라질 줄 알았던 ‘고성·막말’이나 ‘허위폭로’가 여전해 뭇사람들의 개탄을 자아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여소야대 상황에 벌써 ‘자만심’이 들었는지 연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언행으로 여론의 도마에까지 오르고 있다.
 
그런데도 야당 지도부 역시 국민들의 인식과는 거리가 있는지 우상호 원내대표의 경우 조응천 의원으로 논란이 일어나자 “초선의원의 실수”라며 반성은커녕 두둔하는 모습을 보여 듣는 이로 하여금 할 말을 잃게 만들고 있다.
 
다른 당에는 그토록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도 소속 정당 의원의 잘못에 대해선 감싸는 모습을 보인다면 어느 누가 그 정당에 신뢰를 가질 수 있겠는가.
 
더민주는 평소 온갖 윤리·도덕적 잣대까지 들이대던 서영교 의원이 정작 자신의 보좌진에게 정치후원금을 받아내는 것도 모자라 의원실에는 가족을 특혜 채용하고 그 경력으로 자신의 딸을 로스쿨에 입학시키다가 곤욕을 치른 데에서도 아직 교훈을 얻지 못했는지 참으로 답답할 따름이다. 이를 남의 눈에 들어간 티끌을 보면서 자기 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한다고 하던가.
 
그렇다고 새정치를 표방하며 출범한 신생 정당인 국민의당 역시 크게 다를 것도 없다.
 
오히려 한 술 더 떠서 국회 본회의장에서 동료 의원과 유권자를 모독하는 막말을 퍼붓는 몰지각한 작태를 벌이기까지 했다.
 
지난 5일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이 대정부질문 도중 보여준 ‘막말’ 추태를 보면 연단 위에서 여당 의원들을 향해 ‘저질 국회의원’이라 했던 본인의 발언을 그대로 그 자신에게 적용해야 마땅할 것이다.
 
말은 인격을 반영하는 것인데 정부 관료를 앞에 두고, 심지어 각종 언론 카메라들이 집중된 국회 본회의장에서 그 같은 발언을 당당하다는 듯 쏟아내는 것은 국회의원의 자격을 묻기 이전에 국회 더 나아가 국민 전체를 모독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막말을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의원에게는 적반하장으로 “어떻게 대전 시민은 저런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 놨나”라며 유권자까지 모욕하던 김 의원에 대해 새정치를 펼치겠다는 국민의당 지도부가 내놓은 반응은 박지원 원내대표의 “이미 끝난 일”이란 한 마디에 함축됐듯 구태의연한 ‘제 식구 감싸기’였다.
 
이번 논란을 일으킨 김 의원은 앞서 지난 2013년 이명박 정부 시절 대정부질의 때도 김황식 국무총리 앞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마지막 소임은 차디찬 감옥에서 사죄와 눈물의 참회록을 쓰는 일”이라고 독설을 퍼부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는데, ‘막말 의원’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윤리위 제소 등의 적절한 징계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이 같은 후진적 행태는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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