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 편집위원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을 시작으로 지난 18일 규모 4.5 여진, 그리고 21일 규모 3.5 여진이 또 발생하면서 시민들이 지진공포에 떨고 있다. 정부당국은 400여 이상 지진이 지속되면서 대책을 내놓고 국민 불안 해소에 나섰지만 늦장 대응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 12일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국민안전처는 지진 발생 시 신속한 재난 문자 알림 서비스와 홈페이지 서버 처리 용량을 80배 늘렸다고 언급했지만 지난 19일 규모 4.5 여진이 발생하자 지진 직후 2시간 동안 홈페이지는 먹통이 됐다. 긴급문자 서비스는 정부당국의 말이 무색케 할 정도로 10여분이 지나야 늦장 발송으로 다시 한 번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정부의 늦장 대응에 대한 비난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의 대응이 땜질식 처방과 무사 안일주의로 인한 국민 불편이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진발생 지역인 경주 인근은 지진공포로 인해 건물이 언제 무너질지 마음을 졸이며 일상생활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학생들은 지진공포 확산으로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해 지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국민들이 지진공포에 안심할 수 없는 것은 정부의 탁상공론 지시와 국민안전처의 안일한 대응이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2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긴급재난문자 발송이 늦어진 것에 대해  “기상청에서 바로 해야 하는데 안전처를 거쳐야 해서 문제가 있어 시간적 차이가 발생했다”고 답변했다.

첫 지진 이후 긴급재난문자 발송이 늦다는 여론의 질타에 대해 3분 안에 문자를 발송하도록 태세를 갖췄다고 장담했지만 일주일 뒤 지진이 나자 또 10분 뒤에야 문자 발송이 된 늑장 대응 비난 여론의 답변이다. 궁색하기 이를 데 없는 변명으로 들린다. 안전처는 세월호 침몰 후 재난을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출범했지만 이번 지진 대응 자세를 보면 안전처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무능을 드러냈다. 세월호 침몰로 많은 생명을 잃었음에도 이번 지진이 생명을 잃지 않았을 뿐이지 세월호 사건 대응과 판박이처럼 보인다.

이외에도 컨트롤타워 부재로 인한 탁상공론 지시가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진 당시 원전에 대한 지진대책을 재검토하라는 지시 이후 지난 20일이 돼서야 경주시를 찾아 피해 주민들을 만나 위로하면서 “경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적극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원전 시설도 방문 규모 6.5 이상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 강화와 모든 재난 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행동 매뉴얼을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불안에 떨고 있는 피해 주민들을 위한 추후 신속한 대응책이 실행될 때 늦장대응으로 일관한 정부당국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피해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신속한 복구 조치와 건물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조치로 주민 불안을 덜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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