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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영, 자중지란 멈추고 이제라도 ‘통합’ 향해 나아가야
박강수 칼럼니스트

보수의 분열을 가속시켰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당시 민심이 이미 이반돼 더 이상 정상적 국정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만큼 비록 정치적 판단이 작용할 수밖에 없었기는 해도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혼란 상황을 종식시키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적폐청산의 명목 하에 문재인 정권이 서슬 퍼런 칼날을 매일 같이 휘두르며 박 전 대통령 뿐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킨 것은 물론 지난 정권 당시 사법부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심지어 개인적으로 금품 수수한 적도 없는 박 전 대통령에겐 총 형량으로 징역 33년을 선고해 사실상 옥사하라는 의미인데, 도주의 우려도 없고 이미 권력도 잃은 고령의 전직 대통령에게 불구속 재판조차 허락하지 않고 이렇게 대우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것 아닌가 싶다.

오죽하면 이런 문 정권의 태도를 정치보복으로 보고 과거 탄핵에 찬성했던 김무성, 권성동 의원조차 전광훈, 조갑제, 정규재 등 재야 보수인사들의 주선으로 윤상현 의원 등 일부 친박계와 만나 최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불구속 재판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는데, 안타깝게도 이를 놓고 서청원, 홍문종 등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여전히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은 채 어깃장만 놓으면서 스스로 그 편협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실상 친박계야 말로 그동안 박 전 대통령에게 가장 많은 수혜를 입었기에 누구보다 먼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통령의 불구속 재판을 위해 초계파적으로 힘을 모으는 데조차 본인들이 구축한 정략적 시각에만 갇힌 채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들은 그동안 자기정치를 위해 박 전 대통령을 오로지 이용만 했던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어떤 면에서 보면 박 전 대통령이 이토록 비참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도 그간 자신들의 정치생명만 염두에 둔 자들만 이렇게 둘러싸고 있었기에 마지막 순간까지 현실과 괴리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는데, 심지어 박 전 대통령이 헌재의 탄핵 선고 직전까지 탄핵이 5대3이나 4대4로 기각될 것이란 보고를 받았다는 최근 언론보도만 봐도 그렇게 친박, 진박을 자처하던 이들은 어찌 이 상황으로 치닫도록 방치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적어도 탄핵여론이 비등하기 이전이고 야당도 하야를 요구했던 그 시점에 대통령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도록 미리 움직였다면 상황이 그렇게까지 가게 됐을까? 그런 면에서 소위 친박계 인사들은 ‘수당파·잔류파’로 약삭빠르게 간판갈이를 한들 그 책임을 면키 어렵고 친박 맏형이라던 서 의원이나 친박 핵심이라는 홍 의원도 더더욱 입을 열 자격이 안 된다.

차라리 탈당까지 불사하며 일관되게 박 전 대통령 사면을 주장해온 조원진 의원은 소신이라도 있으나 당내에 남아 손 놓고 있었던 자들이 박 전 대통령을 내세워 자기 정치만 해왔지 대체 실질적으로 구명하기 위해 그들이 무엇을 했었는가.

이미 보수진영이 상호 오랜 분열로 자멸한 형국에 이제 지나간 과거를 놓고 누가 누구에게 책임을 묻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 불구속 재판을 추진하는 걸 계기로 지금이라도 조건 없는 보수결집이 필요하다.

복당파인 김무성 의원의 경우 이미 친박 좌장인 최경환 전 의원을 면회하는 통합 행보에 나섰고, 최 전 의원조차 이 자리에서 ‘당 화합이 중요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직도 당내엔 탄핵 사과를 운운하며 계파 갈등만 부추기려 드는 자들이 있어 큰 문제다.

어차피 집토끼는 나가도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게 되어 있고 지금은 산토끼를 잡는 길만이 재기를 위한 유일한 길이기에 보수대결집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 할 수 있는 현 시점에 이 불씨를 꺼뜨리려 드는 자들은 과감히 떠나보내든지 확실히 결단해야만 보수가 살아날 수 있다.

집권여당에서 이해찬 대표가 20년, 50년 집권론을 얘기하고 있는 판국에 진정 보수인사로서 경각심을 조금이라도 갖고 있다면 해묵은 과거의 앙금은 거둬내고 헝클어진 실타래를 풀어 보수가 단일대오를 이루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

단적으로 김무성 의원만 해도 지난 2012년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에게 19대 총선 공천을 받지 못했으나 백의종군하며 박 전 대통령의 대선 준비까지 스스로 돕는 대범한 모습을 보인 바 있는데, 이처럼 자기희생적인 자세는 하나 없이 저마다 정치적 이해타산만 따진다면 보수결집은 요원하고 소탐대실의 결과만 떠안게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아울러 끝까지 탄핵 책임 등의 과거 문제를 설령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오월동주란 말이 있듯 일단 보수진영의 생존을 위해 결집하는 게 우선이지 일의 우선순위도 모른 채 여태 해왔듯이 정부여당에 반사이익만 주는 내부 총질은 보수 궤멸만 앞당길 뿐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앞서 지난 20대 총선 직전 야권 분열에 과반 의석의 집권여당이란 이점을 갖고도 자중지란 끝에 제1당까지 빼앗기는 처참한 선거 결과를 받아들었던 아픔을 복기해본다면 이제 당 안팎을 막론하고 보수 성향이란 공통점 아래 하나로 뭉치는 길 외엔 난국을 돌파할 방법이 없음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박강수 칼럼니스트  5255s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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