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및 젊은 관광객 참여 유도해야

자유한국당 마포구의원 이민석

[전문] 올해로 12회를 맞이한 마포나루 새우젓축제(이하 새우젓 축제)는 서울시의 1개 자치구의 범주를 넘어선 명실상부 최고의 지역축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새우젓 축제는 활력이 넘치던 옛 마포나루의 모습을 재현하여 한강, 새우젓, 황포돛배라는 전통적 포구문화와 홍대, 상암IT 등 현대문화가 잘 어우러진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축제다. 올해 새우젓 축제는 새우와 관련된 체험을 비롯해 홍대 젊은이들의 공연과 전통 줄타기탈공연과 같은 문화행사와 다양한 즐길거리와 먹거리들을 통해 67만명의 관광객이 축제 현장을 찾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축제의 이름이 왜 새우젓 축제인지 알기 위해서는 마포의 옛 모습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과거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해상교통이 발달하여 마포는 내륙항의 요충지 역할을 했으며, 한강의 나루터 중 마포나루가 특히 유명했다고 한다. 삼남지방에서 올라오는 곡물이나 소금, 젓갈류를 비롯한 해산물이 늘 성시를 이루었는데, 그중에는 새우젓 가게들이 많아 마포라고 하면 '새우젓 동네'로 통했다고 한다.

지금은 마포나루의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지 않지만, 마포는 여전히 서울의 주요 교통중심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오랜 세월이 지난 현재 마포나루와 새우젓이 아직도 마포의 이미지와 부합하는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2017년 마포 관광통계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홍대지역이라고 하며,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표한 2018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서는 홍대가 한국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방문지 3위에 해당한다. 홍대의 주 방문층은 20~30대의 젊은이들로, 이들이 느끼는 마포의 이미지는 젊음과 열정으로 대표될 수 있겠다.

하지만 새우젓 축제의 주 방문 연령층은 50~60대에 중장년층에 국한되어 있다고 한다. 모든 연령층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및 젊은 관광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 매년 새우젓 축제에 중장년층을 위한 트로트 가수를 섭외하는 데에 치중하여 많은 예산을 사용하기보다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하여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1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마포의 대표 축제에 중장년층만 방문한다면, 과연 새우젓 축제가 구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분히 충족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새우젓 축제가 1개 자치구의 지역축제를 넘어 서울시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행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외국인 관광객과 20~30대 청년들의 방문유치를 위해 구태의연한 이미지의 쇄신과 더불어 새로운 발전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새우젓 축제에서는 3일간 15억 1300만원의 매출이 발생된 것으로 확인된다. 세부적인 면면을 들여다보면 새우젓장터 9억 650만원, 농산물직거래장터 3억 8270만원, 먹거리장터가 2억 238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투입된 예산이 5억 45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새우젓 축제가 마포구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의문이 드는 수치다.

새우젓 축제인 만큼 가장 주목받았을 품목인 새우젓은 시중 판매가보다 10% ~ 15% 정도 저렴하게 판매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방문객들은 새우젓이 싸다고 느끼지 못하며 오히려 인근 판매점이 더 저렴하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새우젓 축제 내에서 판매하는 새우젓의 매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개선해야할 부분이 보인다.

또한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마포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준비가 미진했던 것이 아닌가 지적되고 있다. 단순히 외국어로 된 홍보물을 배부하는 것으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신들의 한정된 시간을 새우젓 축제에 할애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어 안내 데스크와 단체 관광버스 주차장소, 외국인들에게 친숙한 먹거리와 편의 및 휴게시설을 확충해 축제의 매력이 외국인들에게도 느껴질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 관광의 개선점 1위가 언어소통인 것을 생각해보면,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안내와 서비스가 절실하다는 걸 알 수 있다.

67만명으로 집계된 방문객의 수치가 과연 순수하게 축제에 참여한 관광객을 뜻하는 것인지, 억새축제 방문객으로 인한 '착시' 효과를 착각한 것은 아닌지 고려해야 하며, 방문객을 정확하게 산출할 근거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마포구는 서울의 생명줄인 한강 근처에 7개의 공원이 있고, 봄가을 소풍철이 되면 이러한 자연환경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하늘공원에서 일주일 간 진행되는 억새축제 기간은 20~30대 젊은이들을 비롯해 남녀노소 다양한 인파가 몰리고 있다. 억새축제는 새우젓 축제와 동시기에 개최되는데도 억새축제 방문객이 새우젓 축제에 녹아들지 못 하는 것은 현재 새우젓이 마포를 대표하는 이미지로서 부족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새우젓이라는 이미지는 전통과 역사가 있지만 자칫하면 고리타분한 이미지로 비칠 수 있다.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마포나루와 이제는 거래되지 않는 새우젓이라는 축제의 주제를 무리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이제는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마포의 현대적이고 세련된 새로운 이미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포의 대표적 관광자원인 홍대의 문화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개발해야 한다. 음악과 문화는 뗄 수 없는 관계이고 홍대거리가 지속적으로 외국인과 젊은이들이 방문하는 관광지인 만큼 새우젓 축제의 브랜드 개선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관에서는 든든한 조력자로서 이들의 활동을 뒷받침해 새우젓 축제가 다양한 연령층에 어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동주민센터 주도로 진행되는 소규모 지역축제들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각 동주민센터는 한정된 인력과 예산을 통해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굉장한 행정력을 소모하고 있다. 마포의 16개 행정동에서 저마다 지역특색을 십분 활용한 개성적인 축제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진정한 의미를 실현하는 좋은 본보기일 수 있다. 하지만 축제 명칭은 제각각이어도 내용은 '그 밥에 그 나물'인 경우가 많다. 축제 개막식에서는 기관장과 지역 유지들이 나서서 한마디씩 인사말을 하고 유명 연예인을 초청해 공연을 여는 것은 어디든지 비슷하다. 특산물이나 먹거리 장터에서는 지역 특색을 내세우지만 큰 차이가 없다. 축제의 개성과 특색이 없다 보니 외부 관광객도 많지 않아 '그들만의 잔치'에 머물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이 주도하는 전시행사에서 탈피하고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는 참여형 축제로 변모해야한다. 하지만 관료조직에게 창의성, 역동성, 경영적 마인드를 바라기에는 무리가 있다. 설령 그러한 인재가 있다 하더라도 1~2년 근무하다가 다른 부서로 이동하면 결국 행사의 성격은 바뀔 수밖에 없다. 따라서 관에서는 예산과 행정적 후원자의 역할만 하고, 축제의 프로그램 구성과 진행을 직접 주민이 주도적으로 만들어 주민참여형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

관광산업은 제조업의 두배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내 지역경제 활성화의 원동력이 된다. 관광산업의 기여도가 세계 GDP의 10.4%를 차지하는 것만 봐도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외교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요동치는 지금,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새우젓보다는 좀 더 세계에 부합할 수 있는 새로운 이미지를 개발해야 한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브랜드를 억지로 만든다고 해서 관광객들은 호응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미 오래되어 의미가 퇴색된 브랜드를 억지로 유지할 필요는 없다. 마포에는 이미 훌륭한 관광자원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맨해튼의 센트럴 파크와 닮았다 하여 붙은 별명인 연트럴파크는 경의선숲길 연남동구간으로 이미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고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관광지로 발돋움했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과 같은 전 세계가 함께 축제를 벌였던 랜드마크가 있으며, 홍대거리는 명실상부 서울 서부권 최대의 번화가로 그 상권이 망원동과 연남동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우수한 관광자원을 잘 활용한다면, 10월은 visit mapo, enjoy busking 등 해마다 특정 시기가 되면 방문하는 세계 3대 축제처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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