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유수지 문화복합타운 조성 예정

미래통합당 마포구의원 이민석

마포구는 마포유수지 공영주차장의 부지를 한류·공연관광 콤플렉스(이하 ‘콤플렉스’)로 개발하고 있다. 외래 관광객 1700만 시대를 맞이해 공연·문화관광 거점을 개발하고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주요한 목적이다.

  마포는 젊은이들의 문화 메카인 홍대거리와 첨단산업과 언론 성지인 상암동 등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하지만 시대에 뒤떨어지는 열악한 관광 시설 인프라로 인해 더 큰 발전의 여지를 지켜보고만 있다. 이번 콤플렉스 건립을 통해 마포는 서울을 넘어 아시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콤플렉스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몇 가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기획재정부에 의뢰한 『한류·공연관광 콤플렉스 조성 사업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에 따르면 콤플렉스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0.0099%로 전국 평균인 0.1133% 비해 턱없이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콤플렉스 건립이 마포구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비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마포구는 토지보상비 200억 원을 제외한 시설 건립 비용 710억 원의 25%인 177억 원을 부담한다. 콤플렉스는 마포구만을 위한 시설이 아닌,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외래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시설의 규모와 취지를 고려하여 재원 분담 비율을 조정해 마포구의 부담을 덜어야 할 필요가 있다.

  콤플렉스는 건립 후 마포구가 운영할 계획이다. 그런데 콤플렉스가 과연 마포구의 재정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마포유수지 문화복합타운 조성 기본계획용역』에 따르면 콤플렉스의 연간 수입과 지출을 분석한 결과 연간 4,200만 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콤플렉스는 마포아트센터의 2배에 가까운 규모다. 마포아트센터의 연간 공연 수익은 고작 3억 원 정도인 반면 생활체육 수익이 27억 원으로, 대부분의 수입을 생활체육에 의지하고 있다. 공연장이 주 시설인 콤플렉스의 예상 수익은 마포구가 주차장 운영권이 있다고 가정할 경우 절반 이상이 주차장 운영에 따른 수익금이며, 이마저도 상당히 낙관적으로 예측한 것이다. 실제로 콤플렉스를 운영할 경우 더 큰 수준의 적자가 예상되며 서울시와의 주차장 소유권 이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적자 폭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적자 운영에 대한 책임은 결국 마포구에 있으며 이에 대한 보전도 마포 구민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계획 단계에서 제시되었던 전망치와 실제 운영상 불일치로 마포구 재정을 압박하고 있는 사례는 마포중앙도서관 경우를 들 수 있다. 마포중앙도서관은 45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4년 착공, 2017년 10월에 완공했다.

  마포구는 광역자치단체가 추진해야 할 중앙도서관을 장밋빛 전망치의 타당성 조사 근거 등을 통해 자치구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며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준공 이후 마포중앙도서관은 매년 50억 원의 구비가 투입되고 30여 명의 구 직원이 파견되면서 연간 적자 규모는 80억 원 안팎에 이르고 있다. 인근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에 마포 구민의 세금이 과도하게 투입되고 있어 콤플렉스 건립을 앞두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콤플렉스는 마포 유수지 공영주차장과 부지를 공유하며, 공영주차장은 서울시설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콤플렉스 건립 후 콤플렉스의 주차장과 바로 옆 공영주차장의 운영 주체가 다르다면 이용자들의 혼선과 운영상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 

  콤플렉스가 건립되면 주차장이 아닌 콤플렉스가 주 이용시설이 될 것이 자명하며 방문객의 이용상 편리함과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마포구가 운영 주체가 되는 것이 마땅하다. 이러한 사유로 마포구에서는 콤플렉스 건립 후 공영주차장의 운영권을 양도할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으나, 시에서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향후 공영주차장을 마포구가 같이 운영할 경우 콤플렉스 운영에 따른 재정지출을 주차수익금으로 충당할 수 있어 앞서 지적한 대로 운영 적자에 대한 마포구의 보전 책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공연장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시설의 건립계획과 향후 운영비용까지는 예상했지만, 시설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전무하다. 세계적인 공연장인 영국의 로얄 알버트홀(Royal Alberthall), 베를린 필하모니, 웸블리스타디움의 공통점은 그 역사가 오래되었을 뿐 아니라 세계적인 뮤지션, 톱스타들이 거쳐갔으며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콤플렉스가 세계적인 공연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운영계획이 먼저 수립되어야 한다. 한류에 대한 해외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아시아의 대표적인 문화·공연 관광클러스터를 구축해 관광객을 유치하여 관광 수입을 극대화한다는 큰 그림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설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2015년에는 넌버벌 중심 전용관을 계획하였고 2017년 공연장 기능을 변경했지만 구체적인 운영방침이 없다는 것은 자칫하면 산으로 가는 배가 될 수 있다. 우수한 공연장이 있어야 훌륭한 공연이 개최되지만, 결국 그 공연을 섭외할 수 있는 여부가 관건이다. 관람객 뿐만 아니라 공연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장소가 되어야 양질의 콘텐츠가 공급될 것이다. 

  지금은 제4차 산업 혁명 시대다. 현대 사회는 분야 간 장벽이 허물어지고 국경을 넘어선 초연결 사회가 되면서 공급자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그 흐름이 변하고 있다. 잘 만든 공연장이 세계적인 문화공간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접어야 한다.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공연기획과 홍보 등의 크고 작은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며, 급격한 시대 변화에 대비한 공연수요 예측과 공급 방안 다양화 등 심도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는 기획을 통해 한류·공연관광 콤플렉스가 현재형 공간이 아닌 10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는 미래형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길 기대한다.

                                                                                                        서울특별시  마포구의원 이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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