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오픈카, 무개차라고도 한다. 이 무개차가 일반 세단형에 비해 가격이 훨씬 비싼 이유가 있다.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 말해볼까 한다.

초창기 자동차는 모두 오픈카였다. 그러다 전복사고가 많아지면서 미국 캐딜락이 지붕을 차체와 같은 철 재질로 덮으면서 시작됐다. 지붕을 덮으니 사망사고가 감소하게 됐다. 그래서 미국의 경우 자동차에는 반드시 지붕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게 됐다. 1960년대 포드가 컨버터블을 판매하면서 ‘마지막 컨버터블’로 광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통상 오픈카라고 하는데, 정식 명칭이 따로 있다. 무개차, 즉 지붕이 없는 자동차로 이해되는데 지붕은 모두 있다.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자동차인데, 통상 4인승이고 지붕이 개폐되면 쿠페 컨버터블로 칭한다. ‘카브리올레’로도 부르는데, 이 카브리올레는 유럽에서 부르는 말이다.

그런데 세단형보다 가격이 월등히 비싼 이유가 있는데, 그 이유는 의외로 쉽게 생각하면 된다. 통상 자동차는 지붕이 고정돼 있다. 굳이 기술이 들어가야 전동식 선루프가 고작이다. 그런데 지붕이 개폐되려면 접을 수 있어야 하는데, 접고 넣으려면 담는 공간도 필요해서 그 만큼 손이 더 가게 되고, 부품도 더 많이 필요하게 됐다.

안전성 보강도 가격 상승의 한 이유다. 지붕을 열고 달릴 때 만약 사고가 나면 지붕이 감당해야 할 충격 흡수를 할 공간이 없어 위험하다. 그래서 A필러라고 하는 앞좌석 좌우 유리창과 맞물려 있는 부분이 상당히 두껍다. 세단형 자동차와 비교하면 두 배 가량 두껍고 강하다. 그만큼 충격에 견디라는 의미다. 그런데 필러 부분을 만드는 게 그냥 철판 덧씌워 입히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이 더 들어간다.

지붕 열고 달리면 바람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 카오디오 성능도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속도를 높이면 볼륨도 따라 올라가고, 내리면 감소한다. 게다가 외부 소음을 실내 음향으로 차단해야 하기에 소리의 흐름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래서 스피커 등의 성능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고, 그 만큼 가격도 더 비싼 것이다. 실제 오픈카의 카오디오 성능은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세단형 대비 음량이 뛰어나다.

그런데 소음에 대한 단점도 있다. 아무래도 모두 열고 다니는 만큼 주행할 때 바람소리가 많이 난다. 그래서 고속으로 오래 주행하면 청력이 약해진다는 단점도 있다. 예를 들어 지붕을 개방한 채로 시속 100Km로 오랜 시간 주행하면 귀가 멍멍해지는데, 약 100dB에 가까운 소음이 발생한다.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의 소음이 105dB 정도임을 감안하면 섣불리 가속페달을 밟기 어려운 일이다. 물론 소음감소를 위해 좌우 유리창이 두껍고, 바람을 뒤로 잘 보내도록 설계되기도 한다.

그런데 오픈카는 모두 외산이고 국내산은 없을까 물론 대부분 수입자동차다. GM대우자동차가 2인승 경량 오픈 스포츠카가 G2X를 선보였지만 이 자동차도 알고 보면 미국 새턴에서 생산된 자동차이고, 이름표만 GM대우가 부착 돼 있는 것이다. 과거 기아차엘란 또한 원형은 영국이다.

사실 오픈카를 만들 때는 상당한 고민이 필요하다. 만들어서 팔리지 않는다면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로 브랜드력이 높은 회사들이 개발하는 것이다.우리의 경우 그간 누구나 손쉽게 탈 수 있는 평범한 자동차 만들기에 주력해 왔다. 그나마 서서히 오픈카 개발에 눈을 돌리는 게 있는 전부다. 일단 양적 팽창을 한 후 차종의 질적 성장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오픈카는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는데, 비싸게 받으려면 그 브랜드 가치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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