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당국과 주위 어른들의 보다 세심한 관심 필요할 때

4월은 참으로 잔인한 달이다. 메마른 대지 위에서 새 생명이 힘차게 뻗어 나오는 4월의 생명력과는 달리 다 피지 못한 젊은 꽃봉오리들이 참으로 어이없이 희생당하는 세월호 대참사가 발생했다.

잔인한 인간 군상들이 만들어 낸 인재(人災)의 후유증 속에서 국가개조론이 등장하고 갖가지 재난 대응 매뉴얼이 쏟아져 나오는 등 ‘사후약방문’ 만들기에 온 나라가 참으로 분망(奔忙)하다.

이런 황망한 때에 우리 젊은 학생들은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위로 인해 발생한 대참사에 커다란 후유증을 겪고 있다. 유명을 달리한 친우들의 넋을 애도하기 위해 노란 리본도 달아보고, 조문행렬에도 끼워 보지만 도저히 납득이 안 가는 세상 논리에 그저 혼란스럽기만 하다.

전국에 걸쳐서 일부 학생들이 세월호 대참사 이후에 집단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겪고 있다고 한다. 이승을 떠난 친구들에 대한 미안함과 그들이 감내했어야 할 엄청난 고통과 공포, 그리고 분노가 감정이입되면서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학생들이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희생 학생들의 거주지역인 경기도 안산에서 이 같은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보고이다. 이에 대한 대처로 세월호 침몰 사고로 피해자가 밀집된 경기도 안산시에 '정신건강 트라우마 센터'가 설치될 예정이라고 한다.

여권 일각 등 정치권에서는 “세월호 침몰 사고 구조자, 희생자 유가족, 실종자 가족 및 정신적 충격이 큰 안산 시민과 학생에 대한 심리 지원 서비스가 체계적, 지속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 등을 설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안산 트라우마 센터(가칭)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등 정신건강 문제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기관이다.

이에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곧 관계부처와 안산 트라우마센터 관련 예산 논의가 시작되는데,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예산 배정이 무난할 것”이라며 “특히 올해 예산 중 예비비 사용이 확정될 경우 연내에도 설치가 가능하다”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학교 현장의 집단 트라우마를 예방하기 위한 전문 상담사들의 연수가 이뤄진다고 한다.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 심리치유를 위해 초·중·고 전문상담교사와 Wee센터 실·팀장, 교육청 장학사, 학부모 등 1500명을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수는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우울감이나 불안, 대리외상 등 집단 트라우마를 예방하고 심리 치유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한다.

아울러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외상이 우려되는 아동·청소년이 발생할 경우 '애도 및 표현', '사고 관련 소식 접촉 제한', '상담', '전문치료'등 스트레스 관리방법 4단계를 통해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도록 했다.

살아남는 자의 슬픔과 정신적 고통을 치유하기 위한 갖가지 방안이 마련되고 있으니 천만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수의 평범한 학생들이 이번 세월호 참사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교육 당국과 주위 어른들의 보다 세심한 관심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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