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연으로 부터 멀어지면 병과 가까워진다.

▲ 주작산 계곡

  숲에 가득한 순수한 공기와 맑은 햇빛, 귀로 듣는 새소리와 물소리, 손으로 만져 보는 보드라운 이끼의 촉감, 아침햇살을 만나 찬란히 빛나는 아침이슬과 교감할 때, 우리 입가에는 미소가 생기고 눈동자에서 빛이 난다. 이렇게 생기가 도는 것은 자연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서로 교감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숲에서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이 활성화되면서 기운이 솟구치게 되는데, 특히 병균을 생포해서 죽여 버리는 자연 살해 세포, NK(natural killer)세포가 크게 활성화된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내에서 농도가 높아지는 코티솔(Cortisol)이라는 호르몬의 농도가 숲 속에서는 낮아진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널리 입증되고 있다.

 

사람은 자연으로 부터 멀어지면 병과 가까워진다. 오염된 도시의 공기와 서구화된 주거문화와 인스턴트 음식이 합세해서 면역성이 약한 아이들의 피부를 공격하기 때문에 아토피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많다. 피부병이 있다는 것은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탄이므로 단지 피부의 문제가 아니므로 체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환경자체를 바꿔 줘야한다.

 

우리 조상들은 오랜 세월동안 피부 위의 한 지점에 불과 하는 혈자리를 침과 뜸으로 자극하여 병을 치료해 왔다. 동양 의학에서 피부 위의 혈자리는 기운이 드나드는 통로이며, 365개의 혈 하나하나가 각기 고유한 역할을 가지고 육체의 기능과 정신세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한다. 그래서 피부는 차고 뜨겁고 아픈 육체적 감각뿐 아니라, 혈을 통해서 드나드는 기운을 감지하여 이를 깨달음의 감각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고 여겼던 것이다.

인체를 감싸 보호하는 탁월한 기능을 가진 피부는 제 2의 심장이라 불릴 정도로 인체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친다. 인체 내부로 물이 침투하는 것을 방지하고 체온을 조절해주며 유해 박테리아의 침입을 방어한다. 태양의 자외선을 흡수하여 체내 화학물질을 비타민 D로 바꾸는 역할도 한다. 피부는 인체 부위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0.5mm 정도의 두께로, 표면에는 수 만 개의 체모와 땀구멍이 있어서 호흡을 하는 제2의 폐 기능도 한다.

또한, 피부접촉에 의한 감각은 정신적인 감흥을 불러일으키며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감성이나 능력을 활성화시킨다. 그래서 손에 마음을 실어 어린아이를 쓰다듬듯 온몸을 정성껏 쓸어주면 인체의 미세한 세포 하나하나에 활력이 생긴다고 한다.

그러므로 아토피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숲속에서 키우면 수개월 내에 대부분 완치되는 이유가 폐호흡과 피부호흡을 통하여 숲의 정기를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숲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생기에 가장 유효한 것으로 꼽는 것은, phyton(식물) + cide(죽이다)의 합성어인 피톤치드(phytoncide) 효과다. 이는 1938년 구소련의 토킨 박사가 실험을 통하여 식물에서 나오는 다양한 휘발성 물질이 곰팡이나 균을 죽이는 것을 발견하고 지은 이름으로서, “병든 이들이여, 숲으로 가시오!”라고 외쳤다고 한다.

피톤치드는 주로 침엽수에서 해충이나 미생물 및 각종 균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발산하는 방향·향균물질로, 산림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호흡을 통해 체내로 흡수하게 되면 뇌의 피질을 활성화시켜 스트레스 완화는 물론 심폐기능 강화와 인체 면역력을 높여 심신회복 및 치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중 피톤치드 발산 량이 가장 많은 때는 해 뜰 무렵인 새벽 6시 부터 10시경이다. 바람이 많이 부는 산 밑이나 정상보다는 산 중턱이 풍부하며, 특히 침엽수에서 많이 나오고 여름에 발산되는 피톤치드 양이 겨울철보다 많다고 한다.

 

또 하나, 우리의 건강에 대단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있는데 이는 대기 중의 이온이다. 이온에는 양(+)이온과 음(-)이온이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공기를 들이 마실 때에는 양이온과 음이온을 동시에 흡입하게 된다. 그런데 숨을 쉴 때 우리 몸속으로 들어간 양이온이 재빨리 활성산소로 모습을 바꾼다. 활성산소는 만병의 근원이 되기에 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공기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음이온을 흡수해 주어야 한다.

양이온은 건물의 시멘트, 화학약품 처리된 벽지, 자동차의 배기가스, 컴퓨터와 TV와 가전제품들이 뿜어내는 전자파, 오존층 사이로 쏟아지는 자외선과 같은 유해환경 요인들에서 방출된다. 이처럼 양이온이 많은 곳에서 살게 되면 몸은 이상 신호에 둔감해지고 병에 걸려도 바로 대처하지 못해 큰 병을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양이온에 맞설 음이온이 필요하다. 두 성분이 균형을 이룰 때 우리 몸의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반대로 숲속은 음이온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폭포가 떨어지는 곳이나 계곡 근처는 대기 중으로 날아 올라가는 아주 작은 물의 입자가 바로 음이온이다. 나무의 잎사귀와 수피에서도 많은 양의 음이온이 뿜어 나온다. 축축한 흙냄새, 풀숲에서 풍기는 훈기, 신선한 공기가 살갗으로 스며드는 느낌이 바로 삼림욕에 의해 피부로 느끼는 음이온의 흡수상태이다. 숲을 거니는 일은 이렇게 아무런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우리 몸 속의 활성산소를 소탕할 수 있는 시간인다.

 

필자는 원래 건강체질이었으나, 숲길을 거닐고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더욱 건강해 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 일부러 숲길을 걷지 않더라도 비온 뒷날은 일부러라도 호미를 들고 밭으로 가야 한다. 비가 내리면 흙은 물을 흠뻑 빨아들이는데, 비가 그치고 햇빛이 비쳐 따뜻해지면 수분이 서서히 증발한다. 이때가 음이온이 마구마구 발생하는 시점이다. 이 시간은 노동을 한 다기 보다는 음이온을 흡수하며 젊어지고 건강해지는 시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자연이 주는 치유는 숲속의 피톤치드나 개울가에서 피어오르는 음이온과 더불어 물소리, 새소리가 주는 심리적 안정과 기쁨도 큰 몫을 한다. 자연은 도시생활에서 체내에 축적된 독소와 오염물질들을 깨끗하게 치유해준다. 거기에 내가 농사지어 오염되지 않은 야채와 과일, 정제하지 않은 곡류를 섭취할 수 있으니 아픈 곳이 있더라도 손상된 조직들이 살아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자연을 통해서 병을 고치면 부작용도 없고 회복 과정도 즐거우니, 그대여, 건강하게 살고 싶으면 어서 농촌으로 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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