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때 오빠들과 약속했던 노인대접 봉사를 식당 운영하는 동안 계속 하고 싶어”

규모는 크지 않지만 소문난 영양탕 집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음식이 맛있다는 이유 뿐만아니라 주인(박미남 사장)이 인심이 좋고 사랑이 넘친다는 이유에서이다.

“서강대교 아래에서 포장마차를 시작한지 13년, 이곳 신수동 사거리로 이사온 지는 5년이 되었다”는 박사장은 주방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굴을 찌면서 김치를 담그던 손으로 기자를 맞아 주었다.

밤섬영양탕은 겨울에는 굴을 전문으로 요리한다. 요즘 같은 겨울에는 굴과 매생이가 잘 나가는데 굴은 찜으로 매생이는 탕으로 만든다.

겨울철 스테미너 음식인 굴요리는 굴찜이나 굴전 뿐만아니라 떡국이나 라면등에 넣어서 요리하면 새로운 맛이 난다. 사진/변완영 기자
식당을 운영하는 동안은 한결같이 어르신 봉사를 하겠다는 주인 박미남사장. 사진 /변완영 기자

굴은 경남 통영에서, 매생이는 전남 장흥에서 배달이 되어 항상 신선하고 영양가가 풍부하다. 그러나 값싼 중국산이 아니고 국내에서 조달하다보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한다.

밤섬영양탕은 생굴, 굴파전, 굴찜, 굴떡국, 굴라면 등 굴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주 메뉴로 하고 있으며, 매생이탕과 매생이 떡국도 인기가 좋다. 맛의 비결은 양념을 전남 장흥에서 직접 가져오고 식재료를 100% 국산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란다.

부모없는 아이들, 자식없는 노인들을 모시듯 섬겨서 공동체를 만드는게 꿈

‘14살 때 성당에 다니면서 부자가 되면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살겠다.’고 수녀님에게 약속을 했다. 이 말을 듣고 오빠들도 커서 동참하겠다고 응원해 주었다. 

박사장은 2003년 12월에 식당을 시작하여 2개월 후인 2004년 2월부터 독거노인들 16명에게 식사대접을 시작하여 지금은 120~130분 정도로 늘었다고 한다. 매달 둘째 주 토요일에 어르신들에게 무료식사를 대접하는데 많을 때는 170분까지 오신다고 한다. 지난달까지는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이달부터는 75세 이상분만 오시도록 양해를 구했단다. 식당도 협소하고 독거노인 등 도움이 절실한 분들을 위해서다. 이런 선행에 감동해서 서강동 부녀회, 고향후배들까지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꿈꿔왔던 어르신 음식봉사를 위해 정성스럽게 요리하는 박미남 사장 사진/임희경 기자

“교감선생으로 재직하던 오빠와 같이 봉사를 계획하였지만 먼저 돌아가셔서 지금은 애들 아빠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다고 은근 남편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또 사촌오빠는 쌀을 후원하고 있다고 한다.

일하면서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할머니들끼리 서로 음식에 대한 욕심을 부리다가 싸움을 할 때이고, 더 많은 것을 대접하고 싶은데 부족함이 있을 때 이다.”며 "이럴때마다 어머니가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왜냐하면 직접 농사를 지어서 김장이며 양념재료 등을 매달 보내주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아들도 일손이 딸릴 때는 팔 걷어 부치고 봉사활동을 해주어서 고맙다고... 이런 노력을 알아주기라도 하듯 감사패도 2번 받고 시의회, 구의회 표창장도 받게 되었다.

박 사장의 마음에 감사하면서 지역 어르신들이 맛있는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 임희경 기자

“체력적으로 힘이 들지만 생각 외로 재미있어요. 보름동안은 어르신들이 기다려져요. 저는 어려서 배고픈 설움을 많이 겪어서 따뜻한 밥 한 그릇 대접하는 게 얼마나 기쁘고 보람 있는지 몰라요.”라며 씨익 웃는다. 변치않고 꾸준한 봉사가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것 같았다.

박사장은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식당을 그만 둘 때까지 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장사가 잘되어 보금자리를 마련해 부모 없는 아이들을 자식처럼 데려다 키우고 또 자식이 없는 노인들을 부모 모시듯 섬겨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싶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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