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여러 카드 무산시켜”…김민석 “宋, 사과해야”…박주민 “宋, 상당수 반대”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와 우상호, 김민석, 박주민 의원. 사진 / 땡큐뉴스DB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와 우상호, 김민석, 박주민 의원. 사진 / 땡큐뉴스DB

[땡큐뉴스 / 김민규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하자 소속정당 내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칫 내홍으로 치닫는 게 아닌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당에서) 외부인을 구해오나, 안 구해오나를 다 충분히 지켜본 다음에 정말 못 구해왔을 때 송 대표가 결심했어야지 이렇게 일찍 결심해버리면 지도부가 작전을 구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바깥에 있는 참신한 분이 그 당의 유력한 당 대표가 딱 앉아 경선하자고 버티고 있는데 어떻게 들어오겠나”라며 “결국 여러 카드를 다 무산시켰다”고 비판했고, 송 전 대표의 출마를 부정적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답했다.

특히 우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가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송 전 대표가 나오겠다고 하는 판에 한참 후배하고 경선하겠나. 당이 읍소하지 않는 한 송 전 대표와 경선하면서까지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는 생각은 꿈도 안 꿀 것”이라고 송 전 대표 출마를 이유로 회의적 시각을 내비쳤는데, 앞서 그는 지난달 28일에도 “선거에서 패배한 지도부를 바로 다음 선거에서 전략공천한 경우는 없었다”며 송 전 대표 차출론이 나오는 데 대해 반대 입장을 표한 바 있다.

송 전 대표에 대한 ‘비토’ 기류는 비단 우 의원의 목소리 뿐 아니라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데, 김민석 의원은 아예 이날 오전 예정에도 없던 기자회견까지 열고 “대선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한지 얼마 안 돼 큰 선거의 후보를 자임한 데 대한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며 “동일 지역구 연속 4선 출마 금지 약속을 선도하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출발했던 86용퇴론에 대한 대국민 설명과 양해가 필요하다”고 송 전 대표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하산 신호를 내린 기수가 갑자기 나홀로 등산을 선언하는데서 생기는 당과 국민의 혼선을 정리해줄 의무가 있다. 서울의 국회의원들과 당원들이 한뜻으로 송 전 대표를 유일한 대안으로 강권한 것도 아니고 이재명 후보가 강권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종로 보궐선거 무공천 결정을 주도한 전 대표로서 본인이 후보가 될 경우의 인천 보궐선거 공천 문제에 대한 일관성 있는 입장을 잘 정리해주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본의 아니게 인천, 나아가 서울과 전국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송 전 대표에 일침을 가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이낙연·정세균·추미애·박용진·박영선·임종석·박주민·강병원·우상호·김현종 등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언급된 당 안팎 인사들을 일일이 꼽은 뒤 “모든 인적자원을 놓고 지도부가 책임 있는 전략적 검토와 실행을 시작해야 한다”고 당 지도부에 촉구했으며 회견 직후엔 거듭 “송 전 대표에 온 당력을 내걸고 ‘원 카드’로 가야 할 상황은 아니다. 후보가 하나밖에 없는 것 같은 인식이 있는데 그렇지 않고, 얼마든지 시대 흐름에 맞는 뉴 페이스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뿐 아니라 서울시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같은 당 박주민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상당히 많은 의원들이 반대하는 것 같다. 우선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던 지도부가 특별한 이유 없이 복귀한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고 원래 서울지역 출신도 아니다”라며 “그동안 당에서 계속 나왔던 586용퇴론이란 부분과도 안 맞는 부분이 있다. 송 전 대표 출마에 이재명 고문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제가 확인해본 바로는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송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 지난달 31일 서울지역 의원 약 20명은 ‘송영길 차출론’에 반대한다는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질 정도로 송 전 대표에 대한 비토 기류는 무시 못 할 수준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 전 대표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서초동 성당에서 아침 미사를 올렸다고 밝히면서 “목숨을 건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지 기도드렸다”고 역설해 끝까지 물러설 뜻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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