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뉴스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가결표를 던진 문제를 놓고 계파 갈등 양상의 내홍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26일 이 대표와 친명계(친이재명)를 향해 “체포동의안을 가결 시킨 동지들 때문에 구속영장 기각이라는 결과를 가져온 것 아닌가”라고 반문을 던지면서 “이 대표는 그들(가결파)에게 큰절이라도 해야 된다”고 밝혔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친명계에서 가결파의 징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면서 당내 분란이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렇게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느냐. 그렇다면 가결 시킨 동지들에게 고맙다고 해야 될 것이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만약 부결됐다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아주 박빙으로 가든가, 심지어 졌을지도 모른다”며 방탄 정당 프레임에 갇혀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그러면 그 공은 누가 세웠느냐”고 되물으면서 사실상 ‘가결파’ 쪽에 손을 들어줬다.

더욱이 친명으로 분류되는 정청래 최고위원이 가결파 의원들을 겨냥해 ‘외상값은 꼭 기록해 놓겠다’고 경고한 것에 대해 유 전 사무총장은 “그런 모자란 애들 말 들었으면 당이 어떻게 됐겠냐”며 한심해하면서 “이재명 대표가 냉정하게 생각해서 앞으로 이렇게 국민의 신뢰를 얻고 큰 정치인이 되려고 하는 꿈을 가졌다면 저런 걸 막아줘야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심지어 그는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 전날 부결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낸 것에 대해서도 “체포동의안에 대해 가결을 호소하고 기각됐어야 당당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부결을 호소한 통에 스타일을 다 구긴 것이다. 또 거기에서 (이 대표에게) 정나미가 떨어진 사람이 많아 이 대표의 사과도 필요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중도 성향의 비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개딸’이라고 불리는 이 대표의 강성지지층에서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비난하는 현수막을 걸어 놓는 등 과격한 행동으로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이런 행위야말로 당의 통합을 저해하는 굉장히 심한 행위인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이 대표는) 왜 여기에 대해서는 왜 아무 얘기도 안 하고 제지도 안 하고 그냥 놔두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이 대표는) 말로는 ‘왈가왈부하지 말자’고 하고 있지만 이런 행동을 저지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은 굉장히 포용하는 것처럼 하면서 시간은 우리 편이라며 고사 작전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내비치기도 했으며, 더 나아가 가결파 징계 요구의 목소리에도 이 대표가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결국은 당원들이 계속 요구해서 (이 대표가 나도) ‘어쩔 수 없다’고 나중에 그럴 수도 있는 것”이라고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