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 팽팽하면 통상 이럴 때는 의식적인 프로세스 밟아 왔어”
“이재명이 가장 큰 결정권 가진 건 맞지만 혼자 결정하진 못해”
‘병립형 권역별 비례대표제’ 당론 불발에 정청래 “전당원 투표 제안”
정의당 등 군소 야당 반발 “부끄러움 없는 민주당, 촛불 배신 말아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15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오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15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오훈 기자]

[땡큐뉴스 / 이혜영 기자] 선거제 개편 방안의 키를 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다시 ‘병립형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무게를 싣는 듯한 행보를 보이며 갈팡질팡하는 분위기인 가운데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6일 당내 선거제 개편안 논의와 관련해 “당내에 지금 선거제를 둘러싼 이견들이 있고 그 이견이 사실 팽팽한 상태여서 지금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선거제와 관련해서 저희들이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서 논의의 속도를 내려고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당내 이견이 있고 그것이 팽팽하면 아무리 지도부라 하더라도 한쪽 방향으로 정리하기가 그렇게 쉬운 건 아니다”며 “통상 이럴 때는 의식적인 프로세스를 가져가게 되는데, 보통은 의원총회를 연속해서 오래 잡는다든지 해서 이견을 좁혀 나간다. 그래서 필요하다면 그런 프로세스를 밟아야 될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더욱이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선거제 문제에 대한 키는 국회 과반 이상의 의석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있다’는 일부 시선들에 대해 “이 대표가 가장 큰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건 맞지만 혼자 결정하는 건 아니다”며 “최고위원과 당의 여러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과 어떤 비공식 간담회나 이런 것들도 계속 하고 계시는데, 의원들 사이에 이견을 좁힐 수 있는 ‘의식적인 프로세스’를 가질 것으로 본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선거제 개편안의 최종 결정 시기에 대해 “과거 전례를 보니 외국 유권자들이 등록하는 2월20일쯤이 나름대로 데드라인이었다. 다만 그때까지 결정을 미루겠다는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2월 초에는 결정이 나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전날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민주당 지도부가 밀고 있는 ‘병립형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결국 당론으로 채택되지 못했는데, 그 후 정청래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당원 투표를 통해서 선거구제를 확정하자고 주장하고 나서 사실상 당원들을 향해 직접 도움을 호소하고 나선 분위기가 감돌았다.

반면 정의당 등 군소 야당은 병립형 비례제로 회귀하려는 민주당을 향해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나섰는데, 실제로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선거제도 관련 정치개혁공동행동·진보4당 연석회의 기자회견’을 열고 “부끄러움 없는 민주당,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더 이상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 병립형은 양당이 합의할 필요가 없는 안이다. 국민의힘은 늘 병립형 그리고 준연동형 폐지를 당론으로 지켜왔기 때문”이라며 “지금 촛불을 배신하려고 하는 것은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촛불을 배신하고 국민과의 정치개혁 약속을 저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준연동형 비례제를 채택해 줄 것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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